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23.09.25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김미라 행복을 주는 것이라고 해서 다 유익한 것이 아니며, 아프게 하는 것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고통을 느끼는 감각인 ‘통각’에 이상이 생겨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부러웠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다니, 그렇다면 치과 치료를 받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종이에 손가락을 베어도 덜 아프지 않겠는가. 통각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의 실상을 알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 통각세포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이미 어린 시절에 혀를 깨물어서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치명적인 통증도 알아차리지 못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부러운 일이 아니라 무서운 일이다. 고통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더보기 23.09.23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김미라 도와달라는 신호는 참 다양하다. 눈빛으로도, 문자로도, 걸음걸이로도, 짜증을 내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도와달라는 그 다양한 신호를 읽어내는 것, 그것이 사랑의 능력이며 사랑하는 사람의 의무다. 더보기 23.09.22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김미라 사랑하기 가장 좋은 때는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되는 때. 사랑이란 외로운 두 사람이 만나 기대는 것이 아니라 독립한 두 영혼이 만나는 것이므로. 사랑하기 좋은 때는 11월처럼 마음이 허전한 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이 허전한 사람은 기대가 많은 법. 그래서 실패하기 쉽다. 나만의 사랑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본 사랑 풍경을 흉내 내고픈 유혹에 빠지기 쉽다. 사랑하기 가장 좋은 때는 나 혼자서도 행복한 때다. 사랑은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서나 외로움을 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날마다 확인하는 이메일 같은 것도 아니며, 변덕스러운 날씨 같은 것도 아니다. 사랑은 나무들이 거기 있고, 숲이 거기 있는 것처럼 그저 거기 있는 것이다. 일 년 내내 같은 날씨만 이어지는 지역처럼 지루한 것이 사랑이.. 더보기 23.09.20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해 질 무렵에 의자를 사러 가지 말 것. 어느 의자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게 느껴질 테니. 이별 뒤에 성급하게 다시 연애를 시작하지 말 것. 필요에 의한 사랑을 운명적 사랑이라 혼동하기 쉬우니. 이별한 여자는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장롱을 뒤집거나, 방을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꾸며 슬픔을 다스리곤 한다. 며칠 전, 업무가 끝난 뒤 그녀는 지하철로 두 정류장 떨어져 있는 가구거리를 찾아갔다. 주말에 대대적인 방 정리를 하리라 결심했기 때문이다. 방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면 자신의 마음도 바뀔 것 같았다. 끈질긴 연애의 기억을 지우듯 산뜻하고 패셔너블한 플라스틱 의자에 마음이 꽂힌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데도 의자는 너무나 편안했다. 신기해서 몇 번 더 앉아보았는데 역시 편안했다. 더 볼 .. 더보기 [은평 카페] 카페 연서 www.instagram.com/cafe.yeonseo 응암역 쪽 골목 사이 공간에 위치한 카페 연서. 은평구에 괜찮은 카페 생긴 곳 없을까? 하고 찾아봤는데 새로 오픈했다는 알림에 오게 됐다. 전원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외관은 일반 가정집처럼 보인다.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공간이라 조용히 앉아서 커피를 즐기고 가기에 좋은 곳. 호랑이가 그려진 바로 밑에 있는 소파 진짜 편하다. 엄청 편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음에 책 읽으러 여기 올 거다. 집중 엄청 잘 될 거 같아,, 기영이 데리고 와서 책 읽다가 가야지! 2층으로 가는 길도 사장님의 손길이 닿아 있는 곳. 빈티지함과 따뜻함 사이 느낌. 왼쪽의 TV는 옛날에 이모가 운영했던 슈퍼에 있었고, 오른쪽의 재봉틀은 어린 시절 할머니댁에 놀러가면 있었다. 추.. 더보기 [은평 독립서점] 책방 시나브로 www.instagram.com/littlebylittlebook 불광천 가다가 우연히 발견했던 독립서점. 독립서점은 한 번 도 가본 적이 없어 이 가게에 들어가는 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곧 친구의 생일이라서 책 한 권 선물하고 싶어서 용기 내서 들어간 곳. 생각보다 조용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뽐내는 곳이다. 비 오는 날 서점이라니. 엄청난 낭만이다. 사실 책 선물도 있지만, 집이 4시간 동안 정전될 예정이라 시간 때우러 온 곳인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자주 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있다. 독립서점은 서점주인의 취향이 깃들어 있는 작은 서점이라고만 알고 있었는 데, 사장님은 취향도 취향이지만, 많은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책들을 판매하고 계신 거 같기도 했음 .. 더보기 [은평 카페] 비탈에선 커피 www.instagram.com/b.coffee85 우연히 들어오게 된 카페. 원래 가려고 했던 카페가 네이버엔 운영 중이었는데, 더운 날 고생해서 갔더니 문 닫혀있어서 급하게 다른 곳 찾다가 알게 된 카페다. 이 근방엔 딱히 올 일이 없어서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항상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렇게 좋은 곳을 발견하면 너무 기분이 좋다. 나는 어쩔 수 없는 극 P인 거 같은 게 계획이 무너지면 극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즉흥적으로 하면 된다는 생각에 더 설레곤 한다. 융드립은 은평구에서 한 번, 망원동에서 한 번 먹어봤었는데, 괜찮았던 기억이 있다. 융드리퍼를 관리하는 게 꽤 쉽지 않을 텐데 이렇게 하시는 분들 보면 대단해 보이곤 함,, 커피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라 그런지 디저트는 쿠키밖에 없.. 더보기 23.09.09 밤열한시-황경신 이를테면 웬만한 일은 웃어넘기는 당신이 정말로 화를 내야만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웬만한 일에는 불평하지 않는 당신이 정말로 힘들어하는 일은 무엇인지. 웬만한 일로는 흔들리지 않는 당신을 흔드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일들 앞에서 당신이 끝내 지키고 싶은 것. 끝내 타협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이를테면 굳게 닫힌 문을 마주했을 때, 그리고 그 문안에 당신이 원하는 무엇이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는 사람인지.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